고단백 식품? 예전엔 관심도 없던 단어
그날도 평소처럼 새벽에 눈이 떴어요. 정확히 말하면, 허기 때문에 깼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예전엔 밤에 먹던 치킨과 라면 덕분에 아침 공복이라는 걸 몰랐는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는 이상하게 새벽마다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요. 아침 공복 유산소를 하겠다고 일부러 공복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많이 괴롭더라고요.
체중은 줄어가는데 뭔가 힘이 없었어요. 그날따라 운동도 영 안 되고, 팔에 힘도 안 들어가고… “이거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죠. 식단은 닭가슴살, 고구마, 브로콜리. 매일 똑같은 구성이 지겹기도 했고, 속으로는 ‘이렇게 먹는 게 진짜 정답일까?’ 싶었어요. 단백질이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정확히 뭐가 단백질이고,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감도 없었거든요.
우유 마시고 설사하던 날의 충격
그때 한 친구가 “단백질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어. 하루에 자기 몸무게 곱하기 1.5g 이상은 먹어야 돼”라고 조언을 해줬어요. 오… 뭔가 과학적인 숫자 같았어요. 그래서 그날 마트에 가서 우유랑 계란이랑 참치캔을 잔뜩 사 왔죠. 운동 끝나고 흰자 네 개에 노른자 하나, 거기에 우유 한 컵. 몸이 단백질로 꽉 찬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날 오후에 터졌어요. 배에서 신호가 오더니, 갑자기 장이 반란을 일으키더라고요. 화장실을 몇 번을 들락날락했는지 모릅니다. 알고 보니까, 제가 유당불내증이 있더라고요. 그전엔 전혀 몰랐어요. “우유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들 있다더니, 나도 그 중 하나였구나…”라고 깨달았죠. 뭔가 잘해보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화장실 신세. 꽤 당황스러웠어요.
단백질 파우더? 그게 뭔가요
그 뒤로 검색을 엄청 했어요. 고단백 식품, 흡수율, 생물가, 이런 단어들 처음 들었는데, 진짜 끝이 없더라고요. 그중 눈에 띄는 게 단백질 파우더였어요. 처음엔 ‘그거 보디빌더들이 먹는 거 아니야?’ 하고 반신반의했어요. 솔직히 그땐 뭔가 멋 부리는 사람들 전용 보충제 같았거든요.
그래도 몸이 너무 지쳐서, 일단 한 통 사봤어요. 헬스장 트레이너가 추천해준 웨이 프로틴이었는데, 물에 타서 마셔보니까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달달하면서도 든든한 느낌. 그날부터 ‘아침 공복 유산소 전 – 운동 후 – 저녁’ 세 번씩 나눠서 마시기 시작했어요. 조금씩 변화가 생기더라고요. 예전처럼 눈이 침침하지도 않고, 운동 중에 기운도 덜 빠졌어요.
‘닭가슴살만 먹으면 된다’는 착각
그때부터 하나씩 시도해봤어요. 닭가슴살 외에도 단백질 많은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처음 알았어요. 처음 알게 된 건 두부. 두부가 단백질이 많다는 건 알았는데, 식물성이라 몸에 덜 좋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포만감도 좋고, 조리도 쉬워서 완전 단골 메뉴가 됐어요. 특히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두부는 진짜 꿀맛입니다. 거기다 파프리카랑 양파만 같이 볶아주면, 비주얼도 훌륭해서 자꾸 먹게 되더라고요.
달걀은 거의 매일 먹었어요. 흰자는 삶아서 간식처럼 먹고, 노른자는 한 개씩만 챙겨 먹었죠. 계란 삶는 기계도 하나 샀어요. 예전엔 10분 넘게 삶다가 반숙 실패한 적도 많았는데, 그 기계 덕분에 실수가 확 줄었어요. 매일 아침마다 삶은 달걀 먹는 게 습관이 됐고, 아침 공복 유산소 후 그 한 알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어요.
터닝포인트, 그날의 식단표
진짜 전환점은 제가 식단표를 제대로 짜기 시작했을 때였어요. 그냥 닥치는 대로 먹는 게 아니라, 하루 단백질 총량을 먼저 정해놓고 역산해서 식단을 채우는 방식으로 바꿨죠. 하루 120g이 목표면, 아침에 단백질 쉐이크로 30g, 점심에 닭가슴살 100g으로 25g, 저녁에 연어구이 100g으로 20g… 이런 식으로 쪼개다 보니까 훨씬 수월했어요. 중간중간 그릭요거트나 견과류도 챙기고요.
특히 그릭요거트는 신의 한 수였어요. 처음엔 시큼해서 못 먹겠더니, 꿀 한 숟갈 넣고 냉동 블루베리 올리니까 진짜 디저트 느낌이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스크림 생각날 때마다 그릭요거트를 찾게 됐어요. 죄책감도 없고요.
지금은 단백질을 알차게 누리는 중
지금은 고단백 식품이 제 하루를 지탱해주는 기둥 같아요. 그날 뭐 먹을지 고민할 때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백질이에요. 외식할 때도 메뉴 고를 기준이 ‘단백질 몇 g 들어있을까?’예요. 삼겹살보다 오히려 닭갈비나 곱창전골을 먼저 찾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에요. 맛은 물론인데, 근육 유지엔 이만한 게 없거든요.
요즘은 메추리알, 오징어, 새우, 콩물도 자주 활용해요. 점점 종류가 늘어나니까 지루할 틈이 없어요. 예전엔 맨날 똑같은 닭가슴살만 씹다가 한숨 쉬었는데, 지금은 식사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예요.
남는 건 숫자가 아니라 경험
사람들은 몸이 달라졌다고 말해요. 체중도 줄었고, 체지방률도 눈에 띄게 내려갔고, 근육은 분명히 늘었죠. 근데 전 그보다 더 값졌던 건, 그 과정을 통해 제 식생활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에요. 예전엔 입이 원하는 걸 무조건 먹었는데, 지금은 몸이 원하는 걸 찾게 됐어요. 물론 가끔 치팅데이엔 치킨도 먹지만요. 그래도 예전처럼 무절제하게 먹지는 않아요. 이유 없는 폭식은 안 하게 됐어요.
식품명 | 1회 섭취 기준량 | 단백질 함량 (g) | 활용 방법 예시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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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가슴살 | 100g | 약 25g | 점심 or 저녁 메인 요리 | 구이, 에어프라이어 등 다양 |
삶은 달걀 (흰자+노른자) | 1개 | 약 6g | 간식, 아침 식사 후 섭취 | 계란 삶는 기계 추천 |
두부 | 150g | 약 13g | 에어프라이어, 채소볶음에 활용 | 식물성 단백질 |
단백질 쉐이크 (Whey) | 1스쿱 (30g) | 약 25~30g | 아침 공복 후, 운동 후 섭취 | 흡수 속도 빠름 |
그릭 요거트 (플레인) | 100g | 약 9~10g | 꿀+블루베리와 함께 디저트처럼 섭취 | 포만감 우수 |
참치캔 (물에 든 것) | 100g | 약 23g | 샐러드, 주먹밥, 반찬으로 활용 | 기름 대신 물 제품 선택 |
연어구이 | 100g | 약 20g | 저녁 메인 요리, 구이 | 오메가-3 풍부 |
오징어 | 100g | 약 17g | 볶음 요리, 술안주 대체 | 저지방 고단백 |
메추리알 | 5개 | 약 6g | 반찬, 샐러드 토핑 | 휴대성 좋음 |
콩물 | 200ml | 약 9g | 아침 대용, 쉐이크 대신 활용 | 유당불내증 대안 |
마음속에 남은 한 마디
지금 생각해보면, 단백질을 제대로 알기 전까지는 늘 허기졌던 것 같아요. 뭔가 채워지지 않는 느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배도, 마음도 꽉 찬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 중심엔 고단백 식품이 있었고요.
그래서 지금도 제가 종종 되새기는 말이 있어요.
“단백질은 근육을 키우는 게 아니라,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
이 말, 그때 새벽 공복에 주저앉을 뻔했던 저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그 한 알의 삶은 계란처럼, 단단하게 다져진 오늘을 만들어가는 데 꼭 필요했던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