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 정보공개청구, 기간, 위임장, 비용, 수수료, 작성법

진짜 별일 다 겪는다 싶은 어느 날의 시작

작년에 정말 황당한 일을 겪었어요. 블로그도 꾸준히 하고 있고 SNS도 활발하게 운영하는 편인데, 제가 쓴 글에 악의적인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무시하려고 했어요. 익명성이 강한 인터넷이니까 어느 정도 감안하고 넘기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도를 넘는 욕설, 인신공격이 점점 심해졌고, 가족 얘기까지 건드리는 순간 더는 참을 수 없었어요.

결국 사이버수사대에 고소장을 접수했죠. 명예훼손, 모욕죄로 정식으로 고소했어요. 여기까지는 그나마 결심만 하면 되는 부분이었는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거예요. 접수한 뒤 6개월이 지나도 어떤 진행사항도 알 수 없었고, 담당 형사 연락처조차 알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알아보게 된 게 바로 고소장 정보공개청구였어요.

도대체 수사 진행이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답답했던 시간

한두 달도 아니고 반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피드백이 없다 보니 너무 불안했어요. ‘내가 제대로 고소는 한 건가?’, ‘그 사람이 아무 처벌도 안 받고 끝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함이 커졌죠.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니,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본인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고소장 정보공개청구’라는 걸 알게 됐어요. 뭔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울 줄 알았는데, 직접 해보니까 생각보다 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했고, 서류만 잘 챙기면 그리 어렵진 않더라고요.

정보공개청구 작성하는 방법부터 정리 시작

정보공개청구를 하려면 먼저 정보공개 포털이라는 사이트를 이용하면 돼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라 공신력도 있고 절차도 비교적 명확했어요. 거기서 ‘정보공개청구 신청서’를 작성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떤 내용을 알고 싶은지를 정확히 써야 해요.

예를 들어 저는 “2023년 5월 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접수된 사이버 명예훼손 고소사건(고소인 OOO)이 현재 어떤 수사 단계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라고 기재했어요. 구체적인 날짜, 사건 내용, 피고소인의 성명이나 닉네임 등 가능한 모든 정보는 최대한 정확히 기입해야 담당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위임장이 필요한 경우도 꼭 알아두세요

처음엔 제가 직접 청구했기 때문에 위임장은 필요 없었어요. 그런데 친구 중 한 명은 본인 이름으로 고소했지만 일이 바빠서 남편한테 정보공개청구를 대신 부탁했더라고요. 그 경우엔 위임장이 필요했어요. 위임장은 간단하게 자필로 작성하면 되고, 위임인과 수임인의 신분증 사본도 함께 제출해야 했어요.

위임장을 쓸 때는 “본인은 아래 사건에 대하여 정보공개청구를 위임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위임인 서명과 날짜를 꼭 포함해야 하니까, 그냥 간단한 메모장에 쓰기보다는 정식 양식에 맞게 써주는 게 좋아요. 공공기관 양식 찾아보면 샘플도 많아요.

비용과 수수료는 생각보다 저렴했어요

정보공개청구는 대부분 무료예요. 저는 수수료를 따로 내지 않았어요. 다만, 복사본을 받거나 우편으로 받는 경우엔 복사비용이나 우편료가 별도로 들어가요. 예를 들어 A4용지 한 장당 50원 정도의 복사비용, 등기우편이면 2,000원 정도? 전자문서로 받으면 무료니까 가능한 전자문서 수령을 권장해요.

참고로, 수사 진행 내용 중에는 수사 기밀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어서 전부 다 공개되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피고소인의 개인정보, 조사받은 진술 내용 등은 제한될 수 있어요. 이건 수사기관 재량이라 어쩔 수 없더라고요.

기간은 얼마나 걸릴까? 기다림의 연속

처음 청구 접수하고 나서 며칠 동안은 감감무소식이었어요. 그런데 보통 접수 후 10일 이내에 회신이 온다고 법에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사정에 따라 10일 더 연장될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총 13일 정도 걸렸어요. 10일째 되는 날쯤 정보공개결정통지서가 이메일로 오고, 거기 첨부파일로 사건 진행 상황이 간단히 정리되어 있었어요.

“수사 중이며 아직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음”, 이런 식으로 딱딱하게 표현되어 있었지만, 최소한 내 사건이 묻힌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서 마음이 조금은 놓이더라고요. 확실히 이런 식으로라도 중간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중요해요. 안 그러면 계속 혼자서 머릿속으로만 상상하게 되잖아요.

직접 해보니 느낀 점, ‘알아야 지지 않는다’

제가 이렇게까지 직접 서류 작성하고 정보공개청구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원래 성격상 귀찮은 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결국은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겁도 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하나씩 부딪히면서 배우게 됐어요.

무엇보다 ‘내가 뭘 요구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고소한 사람도 수사 절차에 대해 당당하게 물어볼 권리가 있고, 기다리기만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는 걸요. 정보를 요청할 권리를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무리하며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아무 연락도 못 받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정보공개청구 꼭 알아보세요. 경찰청, 검찰청, 정보공개포털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손쉽게 접수 가능하고, 과정도 어렵지 않아요. 무엇보다 내가 내 사건에 대해 궁금해하는 건 당연한 권리니까요.

한 줄 요약: 억울할수록 움츠러들지 말고, 내 권리는 당당하게 찾아야 합니다. 정보공개청구는 그 시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