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못 받는 이유 정리, 상담받고 알게 된 현실

시작은 그냥 점심시간 수다에서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커피 한 잔 들고 탕비실에 앉아 있는데, 팀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야, 나 기초연금 신청했다. 다음 달부터 매달 들어온대.”

그 말 듣고 웃으면서, “벌써 연금 걱정하세요?” 농담처럼 넘겼어요.
그땐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희한하게도 그 말이 귀에 계속 맴돌더라고요.
연금이라… 나중에 받을 수 있는 거였나? 아니면 그냥 공무원이나 소득 없는 분들 이야기인가?

그날 밤에 괜히 잠 안 와서 휴대폰으로 ‘기초연금’ 검색을 해봤어요.
그런데 이게 뭐… ‘소득인정액’, ‘재산기준’, ‘단독가구’, ‘부부가구’ 이런 단어들이 한가득 나오는 거예요.
어렵다는 느낌보단 그냥… 말 자체가 낯설었어요.
이거 공부 좀 한 사람들 아니면 제대로 이해 못하겠구나, 싶었죠.

근데 괜히 또 궁금한 거예요.
내가 받을 수 있는 건지,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그래서 다음날 퇴근하고 국민연금공단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상담받고 멘붕… “안 된다고요?”

전화 상담은 생각보다 빨리 연결됐고, 친절한 분이 차분히 물어보셨어요.
재직 중인지, 소득은 어느 정도인지, 자가인지 전세인지, 차는 있는지…
하나하나 대답하고 나니까 그러시더라고요.

“고객님은 현재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을 초과하셔서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아닙니다.”

음?
그 말 듣고 잠시 멍해졌습니다.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에요.
연봉이 막 높은 것도 아니고, 부동산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전세 살고 차 한 대 굴리는 정도인데…
내가 왜 안 된다는 거지?

괜히 억울한 마음이 슬슬 올라오더라고요.
나도 국민연금 꼬박꼬박 냈고, 세금도 안 빼먹고 다 냈는데…
기초연금은 뭔가 좀 다를 줄 알았거든요.

예전엔 몰랐던 기초연금 계산 기준, 직접 들으니 이렇게 따지더라고요

항목 기준 내용 내가 느낀 점
월 소득 일정 기준 이하로 계산되면 가능 평범한 월급도 환산하면 꽤 높게 나옴
전세보증금 보증금이 있으면 일정 비율로 소득으로 환산됨 내 돈 아닌데도 소득으로 본다니 놀람
자동차 차종과 가격에 따라 소득 기준에 포함 1,500cc 넘으면 자동으로 감점
금융자산 예적금, 보험 등도 일정 금액 이상이면 소득으로 계산됨 쥐꼬리만큼 있는 예금도 다 반영된다니…
주택유무 자가 여부와 평가액에 따라 재산 기준으로 포함 전세라 안심했는데 전혀 아니었음

뭔가 이상해서 주민센터로

상담 전화 끊고 하루 이틀 지났는데도 자꾸 신경이 쓰이는 거예요.
이건 진짜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걸 수도 있겠다 싶어서
점심시간에 주민센터 근처에 있는 동주민센터에 직접 들렀습니다.

“기초연금 모의계산 해보고 싶습니다” 하니까,
직원분이 신분증이랑 몇 가지 정보 요청하시고는 계산기를 두드리시더라고요.

근데 들으면서 솔직히 좀 당황했어요.

“고객님 전세보증금도 소득으로 환산됩니다.”
“자동차도 기준가액 넘으면 재산으로 잡혀요.”

어… 그건 진짜 몰랐습니다.
그냥 차 하나 있는 건데, 그게 왜 소득으로 계산되는지,
전세보증금도 내 돈 아니고, 들어갔다 나오는 돈인데 왜…

막 머리 복잡해지더라고요.
기초연금이라는 건 정말 아무 소득도 없고 재산도 없는 분들만 받는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좀 씁쓸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우리 부모님은 어떨까?’

그렇게 돌아서 나오는데 문득 생각이 하나 스쳤어요.
“엄마는… 해당될 수도 있겠다.”

어머니는 지금 혼자 사세요.
남편 먼저 보내고, 지금은 오래된 다세대 주택에 세 들어 사시거든요.
자동차도 없고, 별다른 소득도 없고.

혹시나 해서 어머니한테 전화를 드렸어요.

“엄마, 기초연금 알아봤어?”
“그게 뭐야, 난 그런 거 몰라.”

다음 주 주말에 모시고 주민센터 다시 갔습니다.
정말 조심스레 설명드리고, 신청서 작성하고, 직원분께 자세히 여쭤보고…
몇 주 뒤, 어머니가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연금 나온대, 네 덕분이야. 고마워.”

그거 보고 마음이 찡했어요.
나는 못 받는다며 괜히 짜증냈던 그 제도가, 우리 엄마한테는 한줄기 숨통이 되어줄 수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우리 어머니 신청할 때 정리했던 체크리스트, 처음엔 이걸 몰라서 헤맸어요

확인할 것 왜 필요한지 경험하며 느낀 포인트
가족관계증명서 단독가구인지 부부가구인지 구분 위해 필요 어머니 혼자 계신다 설명드려야 했음
주민등록등본 주소지 확인 및 실거주지 판단 전입 신고 제대로 안 돼 있으면 불리함
재산 및 소득 확인서류 금융자산, 전세보증금, 차량 여부 등 확인용 은행 통장, 자동차 등록증까지 확인함
신청서 기초연금 신청은 본인이 직접 해야 인정됨 대신 작성은 가능해도 서명은 본인이 해야
신분증 신원 확인 필수 복사본 말고 원본 꼭 챙겨야 처리 빨라짐

나에겐 안 맞을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하더라

그 후로는 기초연금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처음엔 ‘나는 왜 못 받지?’였다면,
지금은 ‘누가 받을 수 있을까,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없을까’ 이런 생각이 먼저 듭니다.

가끔 블로그에 기초연금 관련 글을 쓰게 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예요.

제가 몰랐던 걸 누군가에게는 먼저 알려줄 수 있잖아요.
실제로 댓글로 이런 말도 받았어요.

“어머니가 될 줄 몰랐는데, 글 보고 확인해서 신청했어요. 감사해요.”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내가 겪었던 허탈함도, 결국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구나’ 싶어지더라고요.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진짜로, 제 주변에도 아직 기초연금 조건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심지어 “그거 국민연금 받아야만 가능한 거 아냐?”라고 묻는 분도 계셨고요.
어떤 분은 “나 국민연금 가입한 기간 짧아서 안 돼”라고 포기하신 분도 있었어요.

근데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가입 여부랑은 아예 별개거든요.
국민연금 못 받더라도, 기초연금만 받을 수 있는 분들도 많고요.
결국 핵심은 ‘소득인정액’인데, 그 계산이 진짜 헷갈리고 복잡해서
한 번쯤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보는 게 제일 좋습니다.

저는 그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마음속에 남은 말, 하나

지금도 가끔 생각납니다.
그날 상담 끝나고 혼잣말처럼 했던 말.

“모르면 못 받는다.”

정말 그래요.
복지제도는 신청해야 받을 수 있고,
내가 대상자인지조차 모르면 그냥 흘려보내는 겁니다.

기초연금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 가족 이야기였고, 내 부모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은 매달 어머니 통장에 들어오는 그 돈이 얼마나 든든한지
그걸 바라보는 제 마음이 얼마나 편안한지 말로 다 못 해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자신이 아니라도 가족 중 누가 대상이 될 수 있는지
한 번쯤은 꼭 확인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요.
내가 알면, 누군가는 숨 쉴 수 있습니다.
그게 가족일 수도 있고, 이웃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꼭, 꼭 확인해보세요.
저처럼 뒤늦게 허탈해하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