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단백질에 꽂혔냐고요?
운동을 시작한 건, 솔직히 말하면 더는 버틸 수가 없어서였어요. 체중은 105kg을 넘기고 있었고, 계단만 올라가도 숨이 턱에 차올랐죠. 거울 앞에 서는 게 싫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그냥 외면했어요. 그런 날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스스로도 스스로를 포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본 사진 한 장이 제 정신을 번쩍 들게 했어요. 친구들이랑 놀러 갔다가 찍은 사진인데, 거기 나온 제 모습이… 너무 낯선 거예요. 어깨는 쳐지고, 뱃살은 셔츠 밖으로 튀어나오고, 눈빛은 어딘가 지쳐 있고요.
“와… 나 진짜 이렇게까지 망가졌구나…”
그날 밤, 잠이 안 왔어요. 혼자 이불 덮고 누워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결심이 생겼어요. 그렇게 시작된 게 운동과 식단이었어요.
헬스장은 무서웠고, 식단은 지루했어요
첫날 헬스장에 갔을 때는 거의 입이 바짝바짝 말랐어요. 다들 진짜 멋진 몸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데, 저만 어정쩡하게 러닝머신 위에 서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트레이너가 다가와서 몇 마디 해줬는데, 솔직히 그때는 말이 귀에 안 들어왔어요. 그냥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싶은 생각뿐이었죠.
운동은 그래도 몸으로 부딪히면서 익힐 수 있었어요. 문제는 식단이었죠. 집에 오면 배는 고픈데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고, 아무거나 먹자니 운동한 게 아까워서 망설여지고… 그렇게 끼니마다 고민하는 게 스트레스였어요.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식사 때마다 ‘이거 먹으면 안 될까?’ 하고 머릿속에서 논쟁을 벌이던 시절이었어요.
단백질? 처음엔 잘 몰랐어요
“단백질 충분히 드셔야 해요. 근육 생기려면 재료가 있어야 하니까요.”
트레이너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전 단백질이 무슨 단어만 멋있는 줄 알았어요. ‘단백질’ 하면 막 보디빌더들이 들고 있는 쉐이크나, 삶은 닭가슴살만 떠올랐거든요. 실제로 그 당시엔 하루에 단백질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도 몰랐고, 그냥 배고프면 밥이랑 반찬 조금씩 줄여서 먹으면 다이어트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계속 허기지고, 폭식하고, 몸이 붓고… 악순환이었죠.
어느 날은 운동 끝나고 너무 배가 고파서, 집에 와서 라면에 계란 두 개 툭 깨서 끓여 먹었거든요. 그때 진짜 맛있었는데… 다음 날 아침, 눈두덩이랑 손가락이 부어오른 걸 보고 멘붕이 왔어요. 체중계도 다시 원상복귀되어 있었고요. 속상해서 혼자 거실에서 울 뻔했어요. 운동만으론 안 되는구나, 뭔가 제대로 바꿔야겠다고 느꼈던 순간이에요.
닭가슴살에 질릴 줄은 몰랐어요
단백질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나서, 닭가슴살을 대량으로 주문했어요. 냉동실에 가득 채우고는 뿌듯했죠. 하루에 세 번씩 데워 먹고, 브로콜리랑 고구마까지 세팅해서 나름 ‘근육 식단’을 구성한 거예요. 처음 이틀은 괜찮았어요. 나 건강해졌다고 착각도 했고요. 그런데 3일째부터 입맛이 도망치더라고요. 진짜 퍽퍽하고, 입 안이 메말라요. 식사시간이 두려워지기 시작했어요.
하루는 점심시간에 회사에서 닭가슴살을 데웠는데, 동료 한 분이 살짝 웃으면서 “너 고생 많다~ 닭가슴살 질리지 않아?” 하시는데, 갑자기 눈물이 날 뻔했어요. 너무 외롭고, 나만 이런 고생하는 것 같고… 그래도 참고 먹었죠. 근데 저녁엔 못 참겠더라고요. 결국 치킨 한 마리 시켜놓고 혼자 다 먹었어요. 먹고 나서 자책감이 몰려왔고, 그날 밤 체중계 앞에서 한참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이 있어요.
터닝포인트는 달걀이었어요
정말 우연히, 편의점에서 삶은 달걀을 샀어요. 닭가슴살 대신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요.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포만감도 괜찮고, 맛도 질리지 않더라고요. 이후엔 냉장고에 늘 삶은 달걀을 채워두기 시작했어요. 출근길에 하나 들고 나오면 간식 대신 먹기 좋았고, 점심에 샐러드랑 같이 먹기도 했고요.
달걀로 시작해서 두부, 연두부, 그릭요거트, 생선으로 점점 단백질 섭취가 자연스러워졌어요. 식단을 단순히 ‘다이어트 음식’으로 보는 게 아니라, 내가 먹는 게 내 몸을 만드는 재료라는 인식이 생기니까 마음이 훨씬 편해졌어요. 음식 앞에서 죄책감이 아닌 책임감이 생긴 거죠.
단백질쉐이크? 처음엔 솔직히 반감 있었어요
가루를 물에 타 먹는다고? 건강에 안 좋을 것 같고, 먹어봤자 별 효과 없을 것 같고… 편견이 많았어요. 그런데 한 번 마셔보고 나니까, 와… 이건 진짜 신세계였어요. 초코맛 하나 샀는데 운동 끝나고 마시면 마치 보상받는 느낌? 간편하게 단백질 보충되고, 몸도 가볍고… 그날 이후로 운동 가방엔 항상 쉐이크 텀블러가 있었어요.
하루는 쉐이크를 안 챙긴 날이 있었는데, 운동 끝나고 괜히 허기지고 기운도 떨어지고… 그제야 ‘아, 이게 진짜 도움이 되는 거였구나’ 싶었어요. 식단도 운동도 결국 꾸준함이 중요한데, 쉐이크 하나가 그 흐름을 지켜주는 역할을 해줬던 거죠.
지금은 그냥 내 일상이 됐어요
이제 단백질 음식은 ‘따로 챙기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평소에 즐기는 음식이 됐어요. 아침엔 달걀 프라이 두 개에 오트밀, 점심엔 닭가슴살 들어간 김밥이나 샐러드, 저녁엔 두부찌개나 고등어구이… 전혀 어렵지 않게 자연스럽게 먹어요. 무언가를 ‘참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선택한다’는 기분이에요.
밖에서 외식할 때도 이젠 단백질이 뭔지 보이니까, 무심코 선택할 수 있어요. 예전 같으면 국물 많은 칼국수나 돈가스를 시켰을 텐데, 요즘은 샐러드에 훈제연어 올라간 메뉴를 고르게 되더라고요. 몸이 가벼우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고, 그 에너지로 하루를 더 잘 살아낼 수 있어요.
처음에 몰라서 실패했던 식단들, 지금 보면 참 아쉬워요
식사 형태 | 그때 선택했던 음식 | 결과 | 지금 생각해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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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식빵 2장에 잼, 우유 | 단맛은 좋았지만 금방 배고픔 | 단백질이 하나도 없었어요 |
점심 | 일반 백반 (국, 밥, 반찬 3가지) | 배는 부르지만 졸리고 몸이 무거움 | 탄수화물 위주였던 것 같아요 |
운동 후 저녁 | 라면에 계란 2개 | 짜고 기름져서 다음 날 붓기 심함 | 간편하지만 몸에는 안 좋았어요 |
간식 | 초코바, 과자 | 당은 올라가지만 배는 안 참 | 허기질 때 진짜 위험한 선택이었어요 |
회식 때 선택 | 삼겹살에 소주 | 스트레스 풀렸지만 체중도 늘어남 | 단백질보다 알코올이 강했죠 |
지금은 이 조합이 가장 편하고 덜 스트레스 받아요
시간대 | 제가 자주 먹는 단백질 음식 | 먹는 이유 | 유지 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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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삶은 달걀 2~3개 + 오트밀 | 포만감 좋고 위 부담이 없음 | 전날 미리 준비해두는 게 중요해요 |
출근 전 간식 | 그릭요거트 + 견과류 한 줌 | 속 편하고 입이 심심할 때 좋아요 | 냉장고에 항상 쟁여두고 있어요 |
점심 | 닭가슴살 샐러드 + 고구마 | 단백질·탄수화물 균형 맞춰서 좋아요 | 배달보다 직접 싸는 게 더 나아요 |
운동 직후 | 프로틴쉐이크 (초코맛 선호) | 흡수 빠르고 편하게 챙길 수 있어요 | 텀블러랑 쉐이크 가루 늘 챙겨요 |
저녁 | 두부 or 연어 + 나물 반찬 | 기름기 적고 숙면에도 도움 돼요 | 과식하지 않게 그릇부터 작게 써요 |
마지막으로, 예전의 나에게
정말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냥 유튜브 보고, 검색어 따라가고, 먹지 말란 건 무조건 피하고… 그러다 몸이 더 망가지고. 단백질 음식이란 게 대단한 게 아니더라고요. 그냥 내 몸을 위한 한 끼, 진짜 배고플 때 무너지는 걸 막아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야, 잘하고 있어. 실수해도 괜찮아. 단백질 하나 챙기는 게 너를 바꿀 수 있어. 조급해하지 말고, 한 끼씩 잘 챙겨봐. 그게 결국 너를 살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