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음식 비교, 닭가슴살만 고집했던 내 착각

닭가슴살만 먹으면 살이 빠질 줄 알았던 그 시절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기도 한데, 처음 다이어트 시작했을 땐 무조건 닭가슴살만 먹으면 된다고 믿었어요. 인터넷에 떠도는 성공 후기 보면 다들 입을 모아 얘기하잖아요. “닭가슴살로 하루 세 끼, 이렇게 3개월 하니까 15kg 빠졌다!” 뭐 이런 말요.

그땐 진짜 뭐가 뭔지도 몰랐어요. 그냥 다 비슷해 보여서요. 단백질=닭가슴살, 이 공식 하나만 머릿속에 박혀 있었던 거죠.

그래서 한 달 치 닭가슴살을 인터넷으로 주문했어요. 냉동 포장된 걸로… 무려 5kg. 주문 버튼 누르면서 괜히 뿌듯해지더라고요. “이제 나도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에요. 그날 밤엔 혼자 주먹 불끈 쥐고 각오까지 다졌어요.

첫날은 정말 의욕 넘쳤어요. 에어프라이어에 닭가슴살 돌리면서 스스로에게 “좋아, 이거야. 이렇게만 하면 된다”는 주문처럼 중얼거렸어요.

근데 딱 삼일 갔습니다. 정말 정확히 삼일…

퍽퍽한 닭가슴살, 세 끼 먹다 체할 뻔했어요

그날이 아직도 생생해요. 아침 7시, 닭가슴살 하나 데워서 입에 넣는 순간… 어? 목이 꽉 막히는 느낌. 퍽퍽한 고기가 식도에 걸리는 것 같았어요. 물을 벌컥벌컥 마셔도 안 넘어가고, 잠깐 숨도 멈춘 것 같았어요. 순간 “나 질식하는 거 아니야?” 하고 식은땀이 주르륵…

결국 토하고 말았어요. 그 자리에서 울컥하면서 정말 속상했죠. “이걸 앞으로 90일 동안 어떻게 먹지?”

게다가 냄새도 문제였어요. 냉동 닭가슴살 해동이 제대로 안 됐던 날은 약간 비린내 같은 게 나는데, 그 냄새 맡는 순간 입맛이 뚝 떨어졌어요.

결정적으로 멘탈이 무너진 건, 닭가슴살을 꾸역꾸역 먹은 뒤에도 살이 안 빠졌을 때예요. 칼로리는 줄였는데도 체중은 그대로더라고요. 하루종일 배고프고 스트레스만 쌓이는데 살은 안 빠지고… 너무 억울했어요.

다른 단백질? 있긴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날, 조금 화가 나서요. 마트 가서 그냥 막 담았어요. 두부, 계란, 연어캔, 참치캔, 심지어 스팸도요.

집에 와서 그걸 쭉 늘어놓고 보는데, ‘단백질 음식’이라는 게 이렇게 많았다는 걸 처음 깨달았어요. 왜 난 그동안 닭가슴살에만 꽂혀 있었을까…

그중에서도 의외의 발견은 삶은 계란이었어요.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그 담백함… 뭔가 속도 편하고 부담이 없더라고요. 단백질도 꽤 높다고 하니까, 아침마다 두 개씩 먹기 시작했죠.

두부도 괜찮았어요. 간장 한 방울에 김가루 살짝 뿌려 먹으면 별미더라고요. 식감도 부드럽고, 퍽퍽하지 않으니까 몸이 먼저 반응하는 느낌이었어요.

이때부터 음식이 조금씩 ‘식사’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그전엔 그냥 참고 먹는 벌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쉐이크? 광고 아니었네요…

예전엔 단백질 쉐이크 광고 보면 진짜 다 사기 같았어요. “저런 걸 왜 먹지?” “진짜로 배가 부를까?” 의심만 가득했죠.

그러다 어느 날… 운동 끝내고 집에 왔는데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그날따라 유독 배가 고팠고, 그냥 버티면 쓰러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집 근처 편의점에서 단백질 쉐이크 하나 샀어요. 기대도 안 하고 그냥 꿀꺽꿀꺽 마셨죠.

근데 이상하게 괜찮았어요. 든든했고, 속도 안 불편했고요.

그 이후로 하나씩 사서 종류별로 먹어봤어요. 초콜릿 맛, 바나나 맛, 블루베리 맛… 뭔가 간식 먹는 기분도 들고, 단백질 보충도 되니까 일석이조였어요. 지금은 집에 쉐이크 몇 통씩 쟁여놓고 있어요. 운동 후엔 무조건 하나 마시고요.

닭다리살은 솔직히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걸…

나중에 알게 된 건데, 닭다리살도 충분히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거예요. 지방이 조금 있긴 하지만 맛은 훨씬 낫죠.

에어프라이어에 구워서 허브솔트만 뿌려도 꽤 근사한 한끼가 돼요. 퍽퍽한 닭가슴살보단 훨씬 먹기 편하고, 조리하기도 쉽고요.

처음엔 닭다리살 먹으면 안 될 것 같은 죄책감이 있었는데, 한 번 열량 계산해보고 나니까 생각이 바뀌었어요. 먹을 수 있으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걸 찾는 게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지금은 음식에 휘둘리지 않아요

이제는 닭가슴살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삶은 계란, 두부, 닭다리살, 쉐이크, 연어, 콩, 심지어 마른 오징어도 괜찮은 단백질이에요.

중요한 건 꾸준히 먹을 수 있는가, 먹고 나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가예요. 예전처럼 억지로 참으면서 삼키는 건 절대 오래 못 가요.

지금 제 루틴은 이래요.

  • 아침: 삶은 계란 2개, 두유

  • 점심: 일반식 + 단백질 위주 반찬

  • 간식: 견과류, 때로는 쉐이크

  • 저녁: 닭다리살 구이 + 샐러드

탄단지 비율은 거창하게 계산 안 해요. 느낌으로 맞춰요. 대신 매일 기록은 꼭 해요. 몸무게, 식단, 기분. 그렇게 하니까 나한테 맞는 게 뭐고, 안 맞는 게 뭔지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맛도, 포만감도, 꾸준함도 다 중요했어요

음식 종류 맛 만족도 포만감 조리 편의성 지속 가능성 나의 추천도
닭가슴살 ★☆☆☆☆ ★★☆☆☆ ★★☆☆☆ ☆☆☆☆☆ 2 / 5
닭다리살 ★★★★☆ ★★★★☆ ★★★★☆ ★★★★☆ 4.5 / 5
삶은 계란 ★★★☆☆ ★★★★☆ ★★★★★ ★★★★★ 5 / 5
두부 ★★★★☆ ★★★★☆ ★★★★☆ ★★★★★ 4.5 / 5
단백질 쉐이크 ★★★★☆ ★★★★☆ ★★★★★ ★★★★☆ 4.5 / 5
연어캔 ★★★☆☆ ★★★☆☆ ★★★★☆ ★★★☆☆ 3.5 / 5
참치캔 ★★★☆☆ ★★☆☆☆ ★★★★☆ ★★★☆☆ 3 / 5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

단백질 음식을 선택하는 건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에요.

처음엔 남들이 좋다고 하면 따라하고, 안 되면 나만 문제인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니었어요. 내 입맛, 내 습관, 내 상황에 맞는 단백질을 찾아가는 게 진짜 시작이었어요.

단백질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매일 억지로 먹다가 무너지는 것보다, 한 끼라도 웃으면서 먹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처음 닭가슴살 앞에서 울컥했던 그날을 떠올리면, 지금의 저는 많이 달라졌어요.

혹시 지금 단백질 음식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면…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방법을 아직 못 찾았을 뿐이에요.

저도 꽤 오래 걸렸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