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라는 게 참 묘하죠. 잘되면 ‘이래서 사람들이 주식하는구나’ 싶고, 조금만 삐끗하면 ‘왜 이걸 시작했을까’ 싶고요. 저도 그런 감정을 오가면서 40대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민감한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바로 ‘상장폐지 주식’을 직접 경험한 이야기예요. 이건 남 얘기인 줄 알았는데요, 어느 날 진짜 내 계좌에 뜨니까 멘붕이 오더라고요. 상장폐지가 뭔지도 몰랐고, 어떻게 처분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그때 꽤나 우왕좌왕했어요.
그 과정을 통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고, 제 주식투자전략도 그때부터 완전히 달라졌어요. 솔직하고 현실적인 제 경험을 적어볼게요. 혹시 저처럼 당황하실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시작 계기
처음 그 주식을 산 건, 그냥 유튜브 영상 하나 때문이었어요. 어떤 전문가라는 분이 그 종목은 무조건 간다고, 단기 재료도 있고 호재도 많다고 말하더라고요.
처음 보는 기업이었지만, 그래도 검색해보니까 홈페이지도 있었고, 주가도 저점이라 욕심이 났어요. 뭐, 그렇게 500만 원어치를 샀어요. 조금씩 나눠 샀으면 좋았겠지만, 그땐 욕심이 컸어요. ‘이건 진짜 수익 나겠다’ 싶어서요.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어요. 며칠 지나니까 거래량이 줄고,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공시도 뭔가 복잡하고 불안한 게 많더라고요.
상장폐지 통보
한참 지나서 갑자기 ‘상장폐지 예고 공시’라는 게 떴어요.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그냥 ‘경영이 어려운가 보다’ 정도였죠.
그런데 검색해보니까 그게 상장폐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더라고요. 갑자기 머리가 띵했어요. ‘내 돈은 어떻게 되는 거지?’부터 시작해서 ‘이걸 지금 팔아야 하나?’까지, 온갖 걱정이 밀려오더라고요.
며칠 후 진짜 상장폐지 결정이 나버렸어요. 하루아침에 거래 정지, 그리고 결국 코스닥에서 퇴출. 제 500만 원은 말 그대로 날아가버리는 것 같았어요.
상장폐지 주식 처분 방법
처음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증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어요. 다행히 상담원이 하나하나 알려주셨어요.
상장폐지 주식은 말 그대로 정규 시장에서는 거래가 안 되기 때문에 **장외시장(즉, K-OTC)**이나 호가 매도 신청 같은 방식으로 팔 수 있더라고요.
저는 키움증권을 쓰고 있어서, HTS에서 ‘장외주식 매도 신청’이라는 항목이 따로 있었어요. 그 메뉴를 통해 매도 호가를 걸 수 있었고, 매수자가 나타나면 체결되는 방식이었죠.
문제는 이게 잘 안 팔려요. 상장폐지 된 종목이다 보니까 매수자는 거의 없고,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결국 저는 원금의 10% 정도에 팔 수밖에 없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은 너무 허무했어요. 한때는 두 배, 세 배 오를 줄 알았던 종목이었거든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그 일을 겪고 나서 저는 투자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꿨어요. 첫 번째로 ‘정보 출처’를 엄청 따지기 시작했고요. 유튜브든 커뮤니티든, 그냥 말만 듣고 매수하는 건 절대 안 하게 됐어요.
두 번째로는 기업의 재무제표와 감사의견을 꼭 확인해요.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이 ‘한정’이나 ‘부적정’인 경우는 무조건 거릅니다. 이게 상장폐지의 신호일 수 있거든요.
세 번째로는 비중 조절이에요. 아무리 좋아 보여도 하나의 종목에 500만 원 이상 넣지 않아요. 적어도 5개 이상 종목에 나눠서 분산투자하고 있어요.
그리고 네 번째는 정기적으로 공시 확인하기예요. 예전에는 한 번 사고 나면 그냥 내버려뒀는데, 이젠 일주일에 한 번은 DART 사이트 들어가서 내가 가진 종목들의 공시를 챙겨봐요.
주식투자전략을 다시 짜게 된 계기
사실 전에는 ‘단타로 먹고 빠지자’는 식의 마인드였어요. 솔직히 그게 더 재밌기도 했고, 며칠 만에 수익 나면 짜릿하더라고요.
근데 그 상장폐지 사건을 겪고 나서는 ‘내가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싶었어요. 결국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려면 단순히 운에 맡기는 게 아니라 전략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퀀트 기반 전략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기술적 지표, 펀더멘털, 여러 데이터를 엑셀로 정리해서 확률 높은 구간에만 들어가게 만들었죠.
직접 전략을 세우고 나서부터는 수익률이 비약적으로 좋아지진 않아도 꾸준히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손실을 크게 보지 않는 게 가장 좋았어요.
지금의 투자 스타일
지금은 단기 매매보다는 중기 투자 쪽에 가깝게 하고 있어요. 보통은 2주~2달 사이를 보고 매수하는데, 손절 기준도 엄격하게 정해두고 있어요.
예를 들어 10% 이상 빠지면 무조건 손절, 20% 이상 수익 나면 분할 매도. 감정이 개입되지 않도록 숫자로 정해둔 거죠.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리스크 관리예요. 아무리 좋아 보이는 종목도, 뉴스가 아무리 좋아도, 무조건 비중은 제한적으로.
예전의 저처럼 올인하는 실수는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거든요.
상장폐지 이후 느낀 점
그 사건을 겪고 나서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처음엔 정말 멘붕이었고, 한동안은 주식창도 보기 싫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500만 원은 저한테 투자의 교훈을 준 수업료였던 것 같아요.
그 일을 겪지 않았다면 아직도 무작정 투자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고요.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해요. 좀 비싼 수업이긴 했지만요.
마무리하며
혹시 상장폐지를 겪고 계신 분이 있다면, 너무 자책하지 않으셔도 돼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그걸 통해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처음부터 자동으로 리스크를 막아주는 시스템은 없어요. 결국 스스로 배우고 깨달아야 그게 내 것이 되더라고요.
한 줄 요약: 상장폐지 경험은 쓰라렸지만, 그 덕분에 진짜 투자가 뭔지 배울 수 있었어요. 리스크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셨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저도 누군가와 공감하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