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취업센터 위치 찾기, 어디부터 알아봐야 할까?

어느 퇴근길, 혼잣말처럼 시작된 고민

하루 종일 회의실에 갇혀 있다시피 하다가 겨우 퇴근을 했어요.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길,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불빛들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이 삶을 내가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벌써 40대 중반이 되어 있었고, 직장생활은 15년을 넘겼죠. 겉으로는 괜찮은 회사원이었지만 마음속은 어쩐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습니다. 일이 싫어진 건 아닌데, 뭔가 반복된 하루들이 조금씩 버겁게 느껴졌어요. 예전에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는 게 설렘이었는데, 요즘은 그보다 ‘잘못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먼저 들더라고요.

직장 동료 중 한 명이 몇 달 전에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났거든요. 그 친구보다 연차도 많고 나이도 위인 내가 더 안전할 거란 보장은 없겠구나, 하는 현실적인 불안이 자꾸 고개를 들었죠.

그날 밤, 집에 와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무심코 ‘중장년 취업지원’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봤습니다. 뭐라도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요. 그렇게 처음 알게 된 게 ‘중장년 취업센터’였습니다. 그 단어가 유독 낯설게 다가왔어요. 마치 내 인생에 없을 거라 여겼던 세계를 마주하는 느낌이랄까…

망설임 끝에 찾은 첫 발걸음

며칠을 그냥 넘기다가 결국 용기를 냈습니다. 회사 점심시간을 조금 길게 빼서, 근처 구청에 있는 중장년 취업센터를 찾아가봤어요. 외관은 평범한 민원실 같았고, 작은 안내판에 ‘중장년 일자리 지원’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죠.

문을 열기 전까지 열 번쯤 발걸음을 멈췄던 것 같아요. 뭔가 창피하다는 느낌도 있었고, ‘내가 벌써 중장년이라니’ 싶기도 했고요. 괜히 주변 눈치도 보게 되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누구 하나 신경 썼겠냐만, 그땐 별 게 다 신경 쓰였어요.

센터 안은 조용했고, 친절한 상담사분이 제 얘기를 들어주셨습니다.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 얘기부터, 앞으로의 불안까지… 엉뚱하게도 말하다 보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러자 상담사님이 아주 조용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지금 여기 오신 게 잘하신 거예요. 시작은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 말에 뭐랄까… 그날 저녁은 처음으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어색하고, 낯설고, 그래도 배워야 했던 시간

상담 이후 추천받은 프로그램을 몇 가지 신청했어요. 이력서 다시 쓰기, 경력 정리, 커리어 진단 같은 거였죠.

문제는… 제가 이력서를 마지막으로 써본 게 10년도 더 전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첫 강의 시간에 진짜 식은땀이 났습니다. 다른 분들은 키보드 두들기면서 뭔가 써 내려가는데, 저는 한 줄 쓰고 멈춰서 멍…

거기다 컴퓨터 훈련 과정도 있었는데, 엑셀 중급 수업 듣다가 머리가 띵했어요. 함수니 매크로니… 모르는 단어가 쏟아지는데, 제 옆자리 아주머니는 “이거 쉬운 거잖아요~”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자존심이 푹…

하루는 너무 당황해서 수업 중간에 화장실 간다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지 못한 적도 있어요. 거짓말 안 보태고 건물 뒤에서 커피 마시며 한참 멍하니 앉아 있었죠. 그냥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것 같아서요.

내가 중장년 취업센터를 처음 찾았을 때 느꼈던 솔직한 감정 정리표

상황 그때 느낀 감정 내 안의 솔직한 생각
센터 문 앞에 처음 섰을 때 망설임, 민망함 “내가 여길 왜 오지…? 너무 나이든 느낌인데…”
상담사와 첫 대화를 나눴을 때 안도감, 약간의 울컥함 “내 얘기를 이렇게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이력서 컨설팅을 받던 중 자존심 회복, 놀라움 “내가 이렇게까지 해온 사람이었구나…”
실무 자격증 수업을 처음 들었을 때 당황, 자신감 상실 “와… 이거 진짜 나랑 안 맞는 거 아냐?”
커리어 상담 중 경력 칭찬을 들었을 때 기쁨, 뿌듯함 “아직 괜찮을지도 모르겠네. 나, 다시 해볼 수 있겠다.”

어느날, 뒤늦게 피어난 자신감

터닝포인트는 예상치 못한 데서 왔습니다. 커리어 상담을 받던 중, 상담사분이 제 경력 중 하나를 유독 집중해서 보시더니, “이 프로젝트 리더 맡으셨던 거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에요. 그건 다른 직무로 전환할 때 큰 강점이에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내가 해온 일에도 가치가 있구나’ 싶었어요. 그동안은 그냥 일했을 뿐이라 생각했는데, 누군가 제 경험을 진지하게 바라봐주니까 나 자신도 다시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실무 자격증 하나 준비해봤습니다. 솔직히 말해요. 중간에 세 번은 포기하고 싶었어요. 이해 안 되는 이론도 많고, 회사일 끝나고 공부하자니 체력도 딸리고.

근데 신기하게도, 일단 마음을 먹고 하니까 되더라고요. 자격증 시험 날, 문제지를 앞에 두고 손이 좀 떨렸습니다. ‘이 나이에 내가 이런 걸 시험 본다고?’ 싶으면서도 웃음이 나왔어요. 결국 합격했죠.

그 자격증을 아직 활용하진 않았어요. 당장 직장을 옮기거나 한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쫓기듯’ 사는 느낌이 없어요. 언제든지 새로운 걸 배울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으니까요.

지금은 나를 위한 투자처럼 느껴집니다

지금은 회사일은 회사일대로 열심히 하면서, 남는 시간에 센터에서 보내주는 강의 자료도 보고, 중장년을 위한 특강이 있으면 챙겨 듣습니다.

가끔은 젊은 직원들이 퇴근 후 술 약속 잡을 때, 저는 조용히 도서관에 가기도 해요.

예전 같았으면 무의미하게 보였을 시간들이, 이제는 미래를 위한 준비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주변 친구들 중에 퇴직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추천하게 됐어요. “중장년 취업센터 한 번 가봐. 진짜 괜찮더라.”

근데 대부분은 처음엔 멈칫해요. 그 마음 잘 알죠. 나도 그랬으니까. 뭔가 ‘나이 먹은 사람들만 가는 데’라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가보면 달라요.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거든요.

중장년 취업센터에서 나를 바꿔준 작지만 큰 변화들

전에는 그랬다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다 변화의 계기
이력서 쓰는 게 막막하고 귀찮기만 했다 내 경험을 꺼내어 정리하는 게 재밌어졌다 커리어 컨설팅에서 내 프로젝트를 인정받고 나서
자격증 따는 건 젊은 사람들 몫이라 생각했다 자격증 한 개 정도는 도전해볼 수 있다고 느낀다 실무 특강에서 실습하며 자신감 생김
퇴근 후엔 무조건 쉬고 싶었다 요즘은 종종 도서관에 가서 공부한다 미래 불안을 스스로 이겨보자 결심한 이후
취업센터는 나와 상관없는 곳이라 여겼다 이제는 친구들에게도 먼저 추천하게 됐다 직접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체계적이고 따뜻했음

마지막으로 내 마음에 남은 한마디

가끔 처음 센터 앞에서 머뭇거리던 내 모습이 떠오릅니다. 너무나 작아졌던 나.

그때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너 지금 되게 용기 낸 거야. 잘하고 있어. 지금 이 한 발자국이 나중에 진짜 큰 힘이 될 거야.”

돌아보면 그게 맞더라고요. 그 한 걸음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중장년 취업센터’는 그냥 정보 주는 곳이 아니었어요.
제 인생을 다시 정리하게 만들어준, 묵직한 시작점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누군가도 혹시 마음속에 불안이 있다면,
그 마음을 애써 외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망설이지 말고 한 걸음 내딛어보세요.
생각보다 그 길, 따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