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냥 사는 게 전부였어요’
마흔아홉.
이 나이가 이렇게 무겁게 느껴질 줄 몰랐어요.
별 생각 없이 지낸 날이 많았고,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바빴어요.
‘노후 준비’라는 말은 남 얘기 같았고요.
주위 친구들 중엔 이미 퇴직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저 그런가 보다 했어요.
막상 제 일이 아니니까 실감도 안 나더라고요.
어느 날 아침이었어요. 평소처럼 블로그 글 하나 쓰고 커피를 내리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지금 이대로 60살이 되면 뭐가 남지?”
순간 소름이 끼쳤어요.
그날 이후, 마음 한쪽이 계속 불편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상태로 괜찮은 건가’ 하는 질문이 맴돌았고,
자꾸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나만 모르고 있던 현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제일 먼저 했던 실수는 ‘모른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친구들하고 얘기하다 보면, 누구는 연금저축펀드 가입했다더라,
누구는 소형 오피스텔 사서 월세 받는다더라…
전 그냥 “오~ 잘 됐다~” 하면서 넘겼죠.
저랑은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 그런 얘기를 들으면 웃음이 안 나오는 거예요.
왠지 나만 뒤처진 느낌?
노후 준비는커녕, 지금 생활 유지도 빠듯하다는 자각이 밀려왔어요.
그때부터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연금 준비 방법’ ‘국민연금 수령액 계산’ ‘연금저축 세액공제’
검색어만 보면 누가 봐도 50대 초입 남자 느낌 팍 나죠…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처음엔 연금저축이 전부인 줄 알았어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게 ‘연금저축펀드’였어요.
세액공제 혜택에 수익도 난다니까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죠.
다음 날 바로 은행 갔어요.
“저… 연금저축 만들고 싶은데요.”
직원분이 반갑게 맞아줬고, 몇 가지 펀드 설명을 해줬는데…
하나도 모르겠는 거예요.
TDF? 채권형? 리밸런싱?
그냥 “적당한 걸로 해주세요”라고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모했죠.
그래도 ‘시작했다’는 뿌듯함에 한동안은 신경도 안 썼어요.
그러다가 수익률 확인해봤는데 마이너스 12%.
화면 보다가 숨이 턱 막혔어요.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아, 망했다…’
이 돈으로 커피값이라도 아꼈을걸.
바보 같았어요.
나처럼 무턱대고 시작했다가 고생한 연금저축 실수들
경험 당시 상황 | 내가 했던 실수 | 나중에 깨달은 점 | 지금은 이렇게 바꿨어요 |
---|---|---|---|
은행 가서 펀드 설명 들을 때 |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추천받은 상품 가입 | 상품 구조를 모르면 손실도 모른다 | 직접 공부해서 TDF로 갈아탐 |
수익률 확인 안 하고 몇 달 방치함 | 마이너스 수익에도 상황 파악 못함 | 중간 점검이 꼭 필요하다는 걸 느낌 | 분기마다 수익률 확인하고 리밸런싱 |
‘세액공제’란 말만 믿고 무조건 시작함 | 목적 없이 그냥 연금이라는 이유로 가입 | 절세도 중요하지만 투자 성향 파악이 먼저 | 연금 목적·기간·운용방식부터 정리하고 접근 |
해지 수수료 고려 안 함 | 급하게 해지하면서 손해봄 | 시작보다 유지와 구조가 더 중요함 | 장기 운용 전제로 안정적인 상품으로 선택 |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다시 배웠어요
며칠은 진짜 멘붕이었어요.
아내한테도 말 못 했고요.
괜히 불안해져서 새벽마다 유튜브만 봤어요.
어떤 건 전문가가 설명하고, 어떤 건 50대 아저씨가 실제 사례로 얘기해주고…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블로그에도 정리해봤어요.
‘글로 쓰면 정리가 된다’는 말, 진짜더라고요.
그렇게 펀드 종류를 하나씩 다시 공부하고,
내가 만든 상품이 왜 마이너스였는지도 이해하게 됐어요.
결국 1년 후에 기존 상품 해지하고, 수수료 제하고 새로 가입했어요.
이번엔 직접 골랐어요.
TDF 2035에 분산해서, 리스크를 좀 줄였죠.
지금은 연평균 5~6% 정도 수익 나고 있어요.
적지만 매달 40만 원씩 꾸준히 넣고 있고, 연말정산 환급도 챙기고 있어요.
부동산으로 노후 준비? 쉽지 않았어요
주위 친구들이 부동산으로 노후 준비 잘한다고 하길래,
저도 덜컥 오피스텔 하나 보러 다녔어요.
적당한 곳에 보증금 1천, 월세 45만 원이면 괜찮겠다 싶었죠.
그런데 막상 계약하고 나니 현실은 달랐어요.
관리비도 만만치 않고, 중개 수수료에 공실 걱정까지…
세입자 구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두 달 동안 공실 나서 애가 탔어요.
결국 이건 내 체질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전 정적인 수익보다, 내가 관리할 수 있는 게 더 맞았던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리츠로 돌렸어요.
소액으로 분산 투자하고, 배당금도 적지만 쏠쏠하더라고요.
진짜 투자 성향이 맞아야 할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나랑 안 맞았던 부동산 투자, 해보니까 이렇더라…
기대했던 부분 | 실제 겪어보니 이랬어요 | 느낀 점 | 이후 선택한 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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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함 | 공실 두 달 동안 잠도 못 잠 | 수익보다 스트레스가 더 크더라 | 직접 관리 안 해도 되는 리츠로 전환 |
관리비나 공실 비용 크게 신경 안 씀 | 실제로는 유지비가 많이 나감 | 월세 들어와도 수익이 크지 않음 | 소액 분산 투자 중심으로 바꿈 |
중개사 말만 듣고 계약 진행 | 임차인 구하는 과정에서 애먹음 | 부동산은 정보보다 경험이 중요하단 걸 느낌 | 직접 움직이는 방식은 나랑 안 맞음 |
투자자처럼 행동하고 싶었음 | 현실은 책임만 크고 예민해짐 | 내 성향은 안정적이고 느린 쪽이라는 걸 알게 됨 | 리스크 낮추는 쪽으로 방향 수정 |
지금은 블로그가 제 노후 자산이에요
어떻게 보면 제일 든든한 노후 준비는 ‘블로그’였던 것 같아요.
수익도 있지만, 하루를 정리하고 생각을 글로 남기는 그 시간이 제 삶의 중심이에요.
지금 하루도 안 빠지고 새벽 5시에 일어나요.
커피 내리고, 노트북 켜고, 조용히 한 줄부터 시작하죠.
수익은 매달 들쭉날쭉해요.
광고 단가도 자주 바뀌고, 정책도 변화무쌍하니까요.
그래도 어느 날 “선생님 글 덕분에 연금 시작했어요” 같은 댓글 보면 울컥해요.
누군가에겐 작은 도움이라도 됐다는 게 뿌듯하거든요.
이 블로그, 은퇴하고도 계속하고 싶어요.
몸이 따라주지 않아도, 하루 한 줄이라도 적을 수 있으니까요.
그게 제가 준비하는 ‘마음의 노후 자산’이에요.
아직도 갈 길은 멀어요
가끔은 불안해요.
물가도 오르고, 건강도 자신 없고,
갑자기 큰돈 들어갈 일 생기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지금은 무기력하진 않아요.
예전엔 막연했는데, 지금은 ‘알고 있다’는 게 다르더라고요.
하루하루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필요한지 알면서 움직이니까요.
가끔은 실패도 해요.
ETF 잘못 사서 손실 난 적도 있고, 사기성 유튜브에 속을 뻔한 적도 있어요.
근데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쌓여서
지금의 ‘내 방식’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목표는 단순해졌어요.
지속 가능한 일 하나,
꾸준한 수익 하나,
그리고 건강한 몸 하나.
그게 제 노후 3대 원칙이에요.
마지막으로 마음에 남은 말
며칠 전 지인에게서 들은 말이 있어요.
“지금이 제일 젊을 때야. 지금 안 하면, 평생 못 해.”
맞는 말이죠.
지금이라도 시작했으니 다행이고,
부족해도, 더딘 걸음이라도 계속 가고 있으니 괜찮아요.
저는 오늘도 새벽에 커피 한 잔 내려놓고 노트북을 켭니다.
아마 60살, 70살이 돼도 그럴 거예요.
그게 제가 준비하는 노후예요.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하루 한 줄로 쌓아가는 노후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