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음식 종류 추천, 내가 꾸준히 먹는 것들

샌드위치 하나가 마음을 흔든 날

그날이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다만 그때 제 기분은 꽤 또렷하게 떠오르네요. 그날도 똑같이 출근길이었고, 아침을 거른 채 편의점에 들렀어요. 습관처럼 집어든 샌드위치 포장지에 ‘단백질 23g’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어요. 이상하게도 그 단어가 마음에 꽂히더라고요. 그저 배를 채우려고 집어든 건데, ‘단백질’이라는 단어 하나에 내 안에서 뭔가가 움직였어요.
그날 이후로 이상하리만치 머릿속에서 단백질이라는 말이 떠나질 않았어요.

그때 제 몸무게는 110kg을 넘었고, 거울을 보면 도망치고 싶었고, 몸이 무겁고 숨이 차는 게 일상이었어요. 어딘가 아픈 것도 아닌데 늘 피곤했어요. 음식은 위로가 되지 못하고 습관처럼 퍼먹는 대상이었고요. 근데 그날 그 샌드위치 하나가 시작이었네요. ‘단백질이 뭐길래?’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그걸 계기로 검색도 해보고 책도 뒤적이게 됐어요.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은 그보다 조금 더 뒤의 일이었어요.

뭐부터 먹어야 할지 몰랐던 첫 시도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막상 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는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닭가슴살은 헬스 유튜버들이 추천하길래 주문해봤어요. 냉동으로 된 걸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었는데, 입안에서 모래처럼 퍼지고, 질려버리는 데는 3일도 안 걸렸어요. 그때 느꼈어요. ‘아, 이렇게는 못 하겠구나.’

그래서 계란으로 바꿨어요. 계란후라이, 삶은 계란, 계란찜… 해보다가 또 질렸어요. 간단한 것 같지만 매일 먹기엔 지겨움이 제일 큰 적이더라고요. 그렇게 실패하고 또 실패하다가, ‘이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좋아하는 단백질 음식을 하나하나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운동은 그 이후에 병행했는데, 이상하게 음식부터 정리하지 않으면 몸이 움직일 준비가 안 되더라고요.

소고기 안심, 처음 그 맛을 잊지 못해요

운동을 시작하고 첫 일주일은 정말 고통이었어요. 온몸이 쑤시고, 배는 고픈데 입맛은 없고. 어느 날은 하필 돈까스를 시켜 먹었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정신도 흐릿해지더라고요. ‘이거 뭔가 잘못됐구나’ 싶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동네 정육점에서 소고기 안심을 팔길래 사봤어요. 집에서 소금 후추만 뿌리고 구워서 한 입 먹었는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었어요. 입안에서 고소하게 씹히고, 배는 편안하고, 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랄까요. 그때 느꼈어요. 단백질이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는 걸요.

그 후로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소고기를 먹어요. 비싼 편이긴 하지만, 그날 하루만큼은 몸이 확실히 다르게 반응하니까요. 정신도 맑아지고, 다음날 운동할 때도 힘이 달라요. 가성비보다 내 몸에 얼마나 맞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그때 처음 배웠어요.

나만의 단백질 루틴이 만들어지기까지

하루에 단백질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도 궁금했어요. 인터넷에선 체중 × 1.5g, 고강도 운동 땐 2g 정도를 권하더라고요. 그런 수치는 저 같은 초보에겐 부담스러웠지만, 일단 하루에 100g은 목표로 잡고 시작했어요.

계란, 두부, 소고기, 그릭요거트, 닭가슴살… 이것저것 조합해서 하루 단백질을 맞춰봤죠. 처음엔 정량을 재고, 칼로리를 계산했지만 금세 번아웃이 왔어요. 숫자에 집착하다 보니 음식 자체를 즐기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방향을 틀었어요. ‘계산보다 감각’을 믿기로요. 내가 먹고 나서 편안한지, 소화가 잘되는지, 운동할 때 힘이 생기는지를 기준으로요. 그렇게 한 달쯤 지나니까 감이 생겼어요. 아, 이 정도 먹었을 때 내 몸이 반응하는구나.

지금은 식단을 따로 작성하진 않아요. 대신 매주 냉장고에 계란 30개, 두부 4모, 소고기 안심 400g, 그릭요거트 3통 정도는 꼭 채워둬요. 그 정도면 자연스럽게 단백질이 충분히 들어오거든요. 억지로 먹는 게 아니라 그냥 생활이 되어버렸어요.

단백질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졌어요

처음엔 몸을 만들기 위해 먹었던 단백질 음식들이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깊은 의미로 다가와요. 단백질이 많다고 알려진 음식들보다, ‘나랑 잘 맞는 단백질 음식’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닭가슴살은 여전히 잘 안 먹어요. 먹고 나면 속이 차가워지고 피로해져서요. 반면에 계란은 아침에 2개씩 꾸준히 먹고 있어요. 삶아서도 먹고, 올리브유에 부쳐서도 먹고요.

두부는 어느 날 술 마신 다음날 속이 안 좋아서 먹었는데, 그 담백한 맛이 마음까지 정리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두부부침을 해 먹어요.

그릭요거트는 달달한 간식이 당길 때 대체제로 자주 먹고 있어요. 처음엔 시고 부담스러웠는데, 꿀 한 스푼이 들어가면 세상 제일 부드러운 간식이 되더라고요. 거기에 견과류나 블루베리 몇 알 넣으면, 진짜 만족도가 높아요.

실패한 기억도 있어요

지금이야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실패도 많았어요. 한때 단백질 바에 빠져서 하루에 두세 개씩 먹은 적도 있어요. 당은 높고 포만감은 없고, 결국은 살만 더 붙더라고요.

편의점 단백질 음료도 한동안 많이 마셨는데, 당 성분이 많아서인지 속이 더부룩하고 피곤해졌어요. 그걸 눈치채는 데 시간이 꽤 걸렸어요.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내 몸이 말해주는 걸 들어야 하더라고요.

뭐든 ‘좋다더라’는 말만 믿고 따라간다면 결국 내게 맞지 않는 길일 수도 있어요. 특히 음식은 더더욱 그렇고요.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냐면요

아침엔 삶은 달걀 두 개, 점심엔 두부 넣은 샐러드나 계란국, 저녁엔 고기나 생선을 굽거나 찌개로 먹어요. 물론 매일 이런 건 아니에요. 피곤하면 시켜 먹기도 하고, 때론 햄버거도 먹어요.

근데 단백질 음식이 식단의 기본이 되다 보니까, 뭘 먹든 중심이 흔들리진 않아요. 몸이 알아서 신호를 보내요. 부족할 때는 간식처럼 삶은 계란 하나를 챙기게 되고, 너무 많이 먹으면 자연스레 덜 먹게 되고요.

단백질은 더 이상 부담이나 과제가 아니에요. 그냥 나를 잘 돌보는 한 가지 방법이 된 거예요.

블로그에 이런 이야기를 쓰는 것도, 누군가 시작할 때 그 벽을 조금이라도 낮춰주고 싶어서예요. 다들 너무 어렵게 시작하더라고요. 단백질은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에요. 그냥 ‘내가 먹고 기분이 좋은 음식’을 찾는 과정이에요.

한동안 헷갈려서 직접 정리해본 단백질 음식별 함량이에요. 지금도 냉장고 채울 때 참고하고 있어요.

음식명 1회 섭취량(g) 단백질(g) 맛 유지 팁
닭가슴살 100 약 23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뒤 허브솔트 한 꼬집
소고기 안심 100 약 21 겉면만 바짝 구워 미디엄레어로
삶은 계란 1개 (50g) 약 6 반숙으로 삶으면 질리지 않음
두부 100 약 8 진간장, 참기름에 찍어먹기
그릭요거트 100 약 10 견과류랑 꿀 한 티스푼 더하면 꿀맛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

“내 몸은 내가 가장 오래 함께 사는 친구니까, 잘 챙겨줘야 한다.”

예전엔 그걸 몰랐어요. 늘 피곤하고 지치고, 무거운 몸을 끌고 다녔어요.
지금은 식단 하나가 삶을 이렇게 바꿔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단백질 음식을 챙긴다는 건 단순히 근육을 만들기 위한 게 아니에요.

나를 아끼는 태도, 나를 돌보는 연습이에요.
몸을 바꾸려는 누군가에게, 제 이야기가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꼭 닭가슴살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내 몸이 좋아하는 단백질을 천천히 찾아가세요.
그게 나만의 진짜 루틴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