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보다 체지방률이 문제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체중에만 집착했던 시기가 길었어요. 몸무게가 줄면 그냥 다이어트 성공한 줄 알았거든요. 뭔가 거울 속 내 모습은 그대로인데 숫자만 줄어있으니까 이상하긴 했지만, 무시했죠. 그렇게 무작정 굶고 뛰고를 반복했어요. 하루 1시간 넘게 유산소 타고, 밥은 반 공기만 먹고… 근데 어느 순간부터 체중은 더 안 줄고, 몸은 더 늘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체중계랑 싸우던 어느 날, 친구가 말했어요. “야 너 체지방률 본 적 있어? 그냥 살만 빠진 거 같은데?” 그 말이 진짜 찔렸어요. 다음 날 바로 인바디 측정해봤죠. 숫자를 보고 멍했어요. 몸무게는 84kg인데 체지방률이 무려 29%. 내가 그동안 뺀 살은 대부분 수분이거나 근육이었구나 싶었어요.
그날 이후로 체중보다 체지방률을 낮추는 걸 목표로 삼기 시작했어요. 그게 진짜 ‘몸을 바꾸는 시작’이라는 걸 그제야 알게 됐어요.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한 건 아니었어요
다이어트 경력이 꽤 돼서 뭐든 금방 할 줄 알았거든요. 헬스장도 꾸준히 다녔고, 식단 조절도 할 줄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체지방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바꾸려니까 막막했어요. 도대체 뭘 어떻게 바꿔야 체지방률이 줄어드는 건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운동을 바꿔야 하나, 식단을 다시 짜야 하나… 유튜브로 영상도 많이 보고, 블로그 후기들도 찾아봤어요. 어떤 사람은 아침 공복 유산소가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무산소 먼저 하라고 하고. 정보가 너무 많아서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하나씩 내 몸으로 실험해봤어요.
예전에는 닭가슴살만 고집했는데, 질리니까 삼겹살 수육으로 바꿔봤어요. 지방을 너무 무서워하면 오히려 배가 더 고파서 폭식하게 되더라고요. 탄수화물은 아예 안 먹으면 훈련할 힘이 안 나고요. 나중에는 식사 중 하나만 현미밥이나 고구마로 탄수화물 채우고, 나머지는 단백질 위주로 먹었어요. 그렇게 하나씩 조절하면서 저한테 맞는 방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프로그램 선택할 때 고민한 것들 많았어요
사실 ‘체지방률 낮추기 프로그램’이라고 검색해보면 종류가 너무 많아요. PT 센터 패키지, 식단 관리 어플, 홈트 채널 따라 하기, 도시락 배송, 챌린지식 프로그램 등… 뭐가 이렇게 많아 싶은 수준이에요. 그중에서 저는 3개 정도로 좁혀서 비교했어요.
첫 번째는 헬스장에서 진행하는 PT 12주 프로그램이었고, 두 번째는 도시락+운동 영상+식단 기록을 묶어놓은 다이어트 챌린지형 어플, 세 번째는 단순히 유튜브 영상만 따라 하는 방식이었어요.
가격이나 지속성, 나한테 얼마나 맞는지를 계속 따져봤어요. PT는 확실히 효과는 있을 것 같았지만 비용이 너무 세더라고요. 월급의 30%를 운동에 쏟아붓기엔 현실적으로 부담됐어요.
유튜브 홈트는 무료라 좋긴 한데, 나 혼자 하려니까 진짜 꾸준히 못 하겠더라고요. 세 번 하다가 넷째 날부터 안 하게 돼요. 그래서 결국 선택한 게 어플 기반 챌린지 프로그램이었어요. 커뮤니티 기능도 있고, 하루하루 미션을 인증하면서 진행하는 구조라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결국 어플 기반 프로그램이 제일 맞았어요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목표가 체중이 아니라 ‘체지방률’이라는 점이었어요. 시작할 때 인바디 측정해서 기준 잡고, 주마다 변화 그래프를 그리니까 숫자에 감정 휘둘릴 일이 줄었어요. 예전 같으면 체중 안 줄면 불안했을 텐데, 지금은 근육이 올라가고 체지방률이 줄어드는 걸 보니까 안심이 되더라고요.
게다가 일상에 맞게 분할된 운동 루틴이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퇴근 후 시간이 많지 않아서 ‘저녁 40분 루틴’만 따라 했는데도 결과가 나왔어요. 아침엔 공복 유산소 20분 정도 걷기만 해도 효과 있었고요. 막 고강도 루틴은 아니라서 진입장벽도 낮았어요.
식단도 현실적인 수준이었어요. 억지로 샐러드만 먹으라는 게 아니라, 일반식 안에서 구성할 수 있도록 조언을 줘서 진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예를 들어 외식할 땐 어떤 반찬을 줄이고 어떤 걸 더 먹어야 하는지, 편의점에서 고를 수 있는 메뉴는 뭔지… 이런 세세한 팁이 진짜 꿀이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당연히 완벽하진 않아요. 일단 처음 한 달은 눈에 띄는 변화가 적어요. 열심히 식단 조절하고 운동도 했는데, 체지방률 수치가 1%도 안 줄어 있는 걸 보면 의욕이 꺾이죠. 그럴 땐 거울이나 옷 핏이 조금이라도 달라진 걸 찾아서 위안 삼았어요. ‘복근 한 줄 생긴 거 같다?’ 이러면서 스스로 칭찬했죠.
그리고 커뮤니티에 인증하는 것도 처음엔 부담스러웠어요. 남들 다 성공한 것 같은데 나만 뒤처진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나중엔 ‘지금 내 페이스대로 가면 되는 거다’라고 생각을 바꾸고 나서야 좀 편해졌어요.
하나 더 얘기하자면, 이 프로그램도 결국 스스로 하는 거라 자극이 필요해요. 누가 매일 챙겨주는 건 아니니까, 스스로 기록하고 비교하면서 동기를 계속 만들어야 해요. 이게 은근 어렵죠.
결국 꾸준히 하면 몸은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2달쯤 지나니까 아침에 거울 볼 때 느낌이 확 바뀌었어요. 얼굴 라인도 정리되고, 배가 안 나와 있어서 셔츠 입을 때 진짜 기분 좋더라고요. 운동할 때 무릎에 가던 부담도 덜하고요. 계단 오를 때 숨도 덜 차요. 나이 들수록 이런 변화는 진짜 크거든요.
체지방률은 28%에서 시작해서 19%까지 떨어졌고, 근육량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됐어요. 예전에는 살만 빠졌다면, 지금은 몸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보기 좋은 몸이 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움직일 때도 자신감이 생겨요.
체지방률 변화 추이 도표
주차 | 체중 (kg) | 근육량 (kg) | 체지방률 (%) | 느낌 메모 |
---|---|---|---|---|
1주차 | 91.5 | 34.2 | 27.4 | 배에 살이 꽉 찬 느낌, 얼굴 붓기 심함 |
2주차 | 90.1 | 34.0 | 26.8 | 운동 후 몸이 뻐근하고 허기 심함 |
3주차 | 89.4 | 33.9 | 25.9 | 조금 가벼워졌고 옷이 살짝 헐렁해짐 |
4주차 | 88.7 | 33.8 | 25.2 | 아랫배 살이 덜 접힘 |
6주차 | 87.1 | 33.6 | 23.5 | 주변에서 “빠졌네?” 라는 말 나옴 |
8주차 | 85.6 | 33.5 | 21.2 | 턱 라인 살아나고, 셔츠 핏 달라짐 |
10주차 | 84.9 | 33.4 | 19.8 | 어깨선이 눈에 보이기 시작함 |
내 얘기가 누군가에겐 출발선이었으면 좋겠어요
체지방률 낮추는 거 진짜 쉽지 않아요. 체중은 좀만 굶어도 줄어드는데, 체지방률은 꾸준하게 쌓아야 떨어지더라고요. 저도 중간에 수십 번 포기하고 싶었고, 치킨 시켜 먹고 후회한 날도 있었어요. 근데 결국은 ‘다시 돌아오면 된다’는 마음이 가장 중요했어요.
무조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세요. 하루에 하나씩만 지키면 돼요. 물 많이 마시기, 야식 줄이기, 하루 20분 걷기… 그 작은 루틴들이 모이면 몸이 변하기 시작해요. 저는 그걸 직접 느꼈고, 지금도 유지하고 있어요.
혹시 지금 뭔가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시작하세요. 어느 날 거울 속 내가 달라져 있는 걸 보면, 그간 했던 모든 게 의미 있었구나 싶을 거예요.
저처럼요.